사랑에 관한 소고

Book 2007. 5. 24. 21:27 |

반응형
사용자 삽입 이미지
풍금이 있던 자리
신경숙 저 | 문학과지성사 | 2001년 10월

 어제 당신과 저는 꼭 한 집에 살고 있는 개와 고양이 같았습니다. 둘이 앙앙대는 건 서로를 이해하는 방식이 달라서라지요. 개가 앞발을 들면 함께 놀자는 마음 표시인데, 고양이에겐 그게 언제든지 대들겠다는 경계 신호라쟎아요. 고양이가 귀를 뒤로 젖히는 건 심정이 사나우니 건드리면 언제든 할퀴어 놓겠다는 뜻이지만, 개는 당신에게 순종하겠다는 의미라니, 둘 사이에 오해가 싹틀 수 밖에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람아 아 사람아
다이 호우잉 저 | 다섯수레 | 1991년 03월

 "제가 선생님이라면 '나를 사랑해 주겠느냐'고 묻겠어요. 그리고 나만이 당신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고 하겠어요." 시왕이 언젠가 그렇게 가르쳐 준 일이 있었다. 그는 내가 사랑을 말할 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그의 '기도'에 대해서 나는 그저 웃기만 했다. 우리 나이의 우리 같은 경력의 소유자들은 '사랑해 주겠느냐' 따위의 문제에는 이미 흥미가 없다는 것을 그는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들은 말에 의한 고백이라든가 맹세는 필요로 하지 않으며 믿지도 않는다. 자기의 눈과 마음을 믿을 뿐이다. 애정은 느끼는 것이지 '말하는' 것은 아니다. 나와 그녀 사이에서는 거리가 느껴지지만 그것은 우리들의 경력과 성격이 만들어낸 것이다. 나는 그 거리를 축소시키려고 꼭 노력해 왔다.


보고 싶다는 말보다 더 간절한 것은 침묵이다
김광영(너무나 오래전에 절판되었는지 출판정보를 찾을 수가 없군요. 제목이 참 그럴싸한 책이었는데...)

사랑의 가장 좋은 순간은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때는 아니다. 그것은 어느 날이고 깨뜨리다만 침묵 바로 그 속에 있는 것. 그것은 마음의 잽싸고도 남모를 은근한 슬기속에 있는 것이다.


예전에 군에서 읽었던 책들 가운데 옮겨적었던 글들의 일부. 그 때는 이런 책을 보고, 이런 글을 옮겨적을 수 있는 여유가 있었나보다.

반응형
Posted by minkyupa
: